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
껌이란 씹을 수 있도록 고무에 설탁과 박하 따위의 향로를 섞어서 만든 먹을거리. 입에 넣고 오래 씹으면서 단물을 빼어 먹는다. 껌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이다. 우리가 주로 껌을 씹을 때는 음식물을 먹고 나서 양치질을 못해서거나 심심풀이로 재미로 또는, 단순히 정말 껌을 씹는 맛으로 껌을 찾는다. 그리고, 껌에 어떤 향신료를 넣느냐에서부터 졸음이나 금연방지 같이 어떠한 용도성이 강조되던가 요즘과 같이 무설탕에 치아에 도움이 된다는 제품을 함유된 제품이라든가 그 유행도 껌을 사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여 유행을 만들어낸다.
깊이에의 강요라는 제목의 독일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에는 세편의 단편과 한 편의 짧은 에세이가 있다. 단편이라. 짧은 에세이라. 그래 맞다. 배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잘 자려진 상의 음식물이 소설이나 실용단행본책에 비유한다면 분량이 적은 단편이나 에세이는 껌이 연상된다. 그래 그렇다. 단물을 빼어 먹으며 시급한 용무도 해결하고 재미와 맛도 있는 먹을거리 말이다.
껌을 좀 씹고 나면 단물이 빠진다. 그러면 껌을 종이에 싸서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 껌으로 옮겨간다. 단물이 빠지면 또 종이에 싸서 버리고 다음 껌으로 옮겨 간다. 그렇게 파크리크 쥐스킨 작가의 4 작품을 읽었다. 유망했던 더구나 아름다웠던 여류화가의 평론에 대한 반응 과정을 그린 깊이에의 강요이다.
작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작가는 누구 편에서도 얘기를 적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그러나, 평론 한 구절로 생을 마감하는 여류화가모습에서 그림자체가 아닌 그림에 대한 평이 자신의 존재성이 되어버린 아이러니랄까. 더구나 그 그림이 소묘다.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존재성은 다른 것이지만, 동일선상에 놓게 되면 본인에게는 현실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될 거 같다.
체스의 고수와 신참내기의 게임과정을 그린 승부이다.
작가는 또, 역시 누구의 편에서도 얘기를 적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체스를 두는 두 남자와 구경꾼들이 바로 눈앞에 있는 착각 하게끔 잘 묘사한 작가는 과도한 의미부여 즉, 보인 대로 보는 게 아니라 보고픈 대로 보고자 하는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해본다.
루소의 고백록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장인 뮈사르의 유언
작가는 또, 역시 누구의 편에서도 얘기를 적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4 작품 중 '그래서 결말에 어떻게 될까'를 염두에 두고 페이지를 체 촉하며 읽어 내려갔는데,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온몸과 온생애로 체험하며 조개가 되어 뮈사르는 죽었다.
책과 문장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이를 찬양하던 주인공이 이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 문학적 건망증 , 작가는 또, 역시 누구의 편에서도 얘기를 적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 기억력이 없어져서만 그럴까. 읽어서 알고 있어도 망각한 것처럼 많은 것을 놓치곤 하는 게 사람이다.
단편을 읽고 들여다보는 작업은 껌 좀 씹은 사람과 껌을 좀처럼 안 씹어본 사람 중 어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할 때 아무래도, 또는 기왕이면 껌 쫌 씹어본 사람이 재밌지 않을까... 해보는 거처럼 작가의 자유로운 창의적 발상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되고 세밀히 그 작업을 따라가 볼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도 작가와 같이 껌 좀 씹어보는 것이 되는 것이다. 즉, 껌 쫌 씹은 사람이 될 수 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껌 좀 씹은 사람으로서 좀 더 덧붙이고자 한다. 4 작품을 쭉 이어서 읽고 보니 누구의 편에서도 얘기를 적고 싶지는 않았던 거 같다고 감지되던 부분이 작가가 현실적 사회상이나 인간 내면 문제와 연결해서 비판하고 싶은 관점이 아니었다 싶어 진다.
주인공을 평론에 좌절해서 자살하게 하고, 주인공을 체스에서 이기고도 체스를 그만두게 하고 주인공을 진실을 발견하고도 조개로 만들어 죽게 만들고 주인공을 건망증으로 기억을 잘 못해서 겨우 한 문장을 떠올리게 하고 말이다.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껌을 질겅질겅 쫙쫙 불량스럽게 씹으면서 파트리크 쥐스킨트작가는 신경성 장애를 지녔나? 세상 탓이나 남탓하며 사는 성격성 장애가 아니라 자신을 탓하는 신경성 장애말이다. 아무래도 조개와 건망증은 작가자신의 얘기 중 일부분인 거 같은데, 조개탕을 끓여 먹다가 이 걸 써볼 생각을 했으려나. 조개파스타겠다.
그의 전작 좀머 씨 이야기와 향수를 읽은 기억까지 되살려가며 이 작가양반의 창작의 근원을 궁금해가며 단물이 다 빠진 껌을 좀 더 불량스럽게 계속 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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